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졸업 여행을 마치고1 / 앤의기행문앤의기행문 2021. 2. 20. 13:47
New Zealand / West Side Priscilla
졸업 여행을 마치고1
/ 앤의기행문
/ By Priscilla
1993/10/11(월) 쾌청함
마침 그때 우리를 태운 버스가
미끌어지듯 움직여 서서히
속도를 내며 달리기시작했다.
그러나 아직은 버스가 미쳐
도심지를 빠져 나가지 못한지라
속도를 내지 못한 채로 천천히
미끄러지듯 달리는 바람에...
내게는 다행히 창 밖을 내다 보며
주변을 관찰 할 수 있는 시간적인
여유가 그나마 있었다.
게다가 나의 옆 좌석이 비어 있어
나는 별반 방해를 받지 않고
찬찬히 주변도 둘러 보며
또 잠시 조용히 쉴 수도 있어
그져 좋았다.
화창한 날씨!
달리는 버스의 차창가로
키가 훌쩍 큰 ㅡ한 청년이
내 시야로 성큼 들어왔다.
그는 그때 마침 고수분지
한강변을 끼고서 한가하게
가을의 싱그러운 아침 공기를
마시며 아침 조깅을 하고
있는 중이었다.
달리는 청년의 뒷 배경으로
한강 주변과 이어서...
흐르는 강물이 곧장
내 시야에 비쳐졌다.
장구한 역사는!
도도히 흘러가는
저 강물 처럼...
지금까지 영겁에서 영겁으로
흘러 왔어도...그는 과묵하게
침묵하고 있을 뿐이다!
예의 그 키큰 청년이...
휙휙 스쳐 지나가며 달리는
강변가 길 곁으로...
누런 빛
황금색 잔디 위에
단장된 이름모를
각양 꽃 들의 모습과
노란 또는 빨간 색의 꽃 들이
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.
이때 그져 나는 버스를
타고 가면서 시야에 들어 오는
그 정겨운 광경을 무심히
지켜 보다가
한 순간 갑자기 퍼뜩 머리 속으로
깨달아 지는 것이 있었다.
드높은 가을 하늘!
그리고 그 계절의 한 가운 데에
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...
이는 정녕 -'
만추'였다!
가을은 그토록 내 곁에 그냥
소리 없이 스쳐 그리 지나가는가!
나는 가을이 영글어가는
그 소리와 그 느낌들을
실제로 체득하고 실감 해 보고
싶어 한편 안달이 났다.
- 계속 -
2007/04/25
/ By Priscilla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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